투자분석

에스제이그룹

석간지 2021. 7. 21. 20:16

작년 12월 말 경 작성

시간이 지나 당시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실현됐지만 기록차원에서 포스팅을 남긴다.

 

1. 보수적인 경영 능력을 갖춘 주주친화적 회사

1.1.타이트한 재고 관리

- 재고자산 회전율 비교(3Q20 수치는 연환산 수치)

- 비결은 소량 생산

에스제이그룹이 피어 대비 재고자산 회전율이 높다. 그만큼 재고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제이그룹은 F&F, 더네홀과 마찬가지로 자체 생산 설비 보유하지 않고 OEM방식으로 위탁생산하고 있다. 패션업체가 생산업체에 발주를 줄 때 해당 기간의 목표 매출액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수량을 주문한다. 에스제이그룹은 목표 매출액이 100이라면 70 정도만 초도 발주하고, 재고 소진 상황에 따라 후속 발주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악성 재고가 줄게 되므로 불필요한 비용이 제거된다. 이런 방식은 발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작고 불규칙적이라 생산업체 측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는데 대신 생산 단가를 잘 쳐준다고 한다. 그게 판가에도 전가돼서 얘네 브랜드는 할인을 거의 실시하지 않으며 온라인과 백화점 단일 가격제를 실시해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 의류업계의 꽃인 헤비 아우터류도 지양

또한 4분기 의류업체들의 핵심 아이템인 헤비 아우터류에는 힘을 쏟지 않는다. 2019년 기준 3모델, 2020년은 1모델 출시했고 준비한 물량도 많지 않았다. 헤비 아우터류는 이미 웬만한 소비자들이 다 한벌씩은 갖고 있기도 하고, 경쟁도 치열한 만큼 새해로 이월되어 할인 판매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다.

- 이주영 대표 인터뷰 내용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538908

"외형보다 내실, 인기상품도 대량생산 안해" [상장사 CEO 인터뷰]

"금융과 패션은 공통점이 있다. (외형만 확대하다보면) 금융은 불량채권에 죽고, 패션은 악성재고에 죽는다." 최근 서울 역삼동 에스제이그룹 본사에서 만난 이주영 대표(사진)는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내실 있는

n.news.naver.com

"의류업체들이 보통 '밀어내기'식으로 매출 볼륨을 키워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는 생산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매장 수도 크게 늘리지 않는다"

"단일 브랜드로 수천억원의 매출을 발생시키기보다 각각의 브랜드별로 꾸준한 성장을 추구한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에 주안점을 두면서 신상품 소진율은 80% 이상, 할인율은 10% 미만이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인기상품이더라도 대량 생산하지 않고 재주문 시스템을 적용해 재고를 엄격하게 유지한다"

"3년이 넘는 재고상품은 일명 '땡처리'하지 않고 모두 기부한다"

- 모든 매장이 직영점

오프라인(주로 백화점, 면세) 매장 전부 본사 직영이다. 물론 백화점 내 판매 종업원 같은 인력은 직접고용이 아닌 아웃소싱이다. 전매장이 직영점이기 때문에 재고 관리가 더욱 원활해 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들이 전부 재고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재고를 소량으로 주문해도 잘 팔리는 매장위주로 돌리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재고가 줄어든다. 가맹점, 대리점 형태로는 매장간, 온오프라인간 원활한 재고 이동이 불가능하고,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판매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 의류 사업의 핵심 리스크는 바로 재고

의류사업의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재고 관리다. 일반인들은 흔히 옷을 사면 원가는 옷 값의 30%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옷 장사로 돈벌기가 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의류사업은 원재료 단가보다 재고를 운송하고 관리하는데 드는 보이지 않는 부대비용이 상당히 크다. 사이즈도 다양하기 때문에 예측을 잘 못하면 버려지는 재고도 많고(재고자산 손상차손은 매출원가로 잡힌다), 유행이 지나거나 철이 지나면 할인판매, 일명 땡처리도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의류사업은 재고관리가 생명이며 핵심 리스크 요인이다. 그런 면에서 에스제이그룹은 굉장히 뛰어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러모로 볼륨 확대보다는 이익 방어에 신경 쓰는 회사라는 인상이다.

1.2. 주주친화적 회사

과거에 보여준 높은 ROE와 ROIC는 이 회사가 얼마나 효율적인 자본배분에 관심이 있는지 보여준다. 사업을 잘하는 것은 자본 배분을 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분기마다 CFO분이 유튜브를 통해 회사 현황을 상세하게 업데이트해 주신다. 기관이 아닌 일반 투자자들까지 공정하게 챙기는 주주친화적 정책이다. 또한 향후 사업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히는데 그만큼 회사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2020년 주주들의 요구로 100% 무상증자 실시한 바 있고, 3월 시장 급락 이후 30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행보도 보여줬다. 2020년에 코로나로 지장은 있었지만 캉골 본사와 JV 설립, 헬렌카민스키 본사 인수, 신규 브랜드 런칭 등 다양한 투자가 예정돼 있음에도 과감하게 자사주에 현금을 투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3. 창업자 이주영 대표의 능력

- 주요 이력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MBA, 2000~2003년 VC 심사역 활동

한국보다 주주 자본주의가 더 발달한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영향일까?

회사의 주주친화적 모습에 대표의 영향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문경영인의 주주를 배려하지 않는 전형적인 액션들 - 과도한 볼륨 확대에 따른 순이익 훼손, 공격적인 자본 조달, 주주 환원 무관심 등 - 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년간 VC로 활동한 이력 또한 인상적이다. 수많은 신생 회사들을 지켜봤을 것이고 거기서 얻은 사업의 성패에 대한 인사이트나 노하우는 무명의 패션회사를 천억대 매출의 유명 브랜드 회사로 성장시키는데 밑거름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 축구감독으로 치면 무리뉴가 아닌 히딩크

에스제이그룹은 2008년 이주영 대표가 캉골 모자를 수입 판매 하면서 시작된 회사다. 그 당시 캉골은 국내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브랜드였다(해외에서는 지금도 그런 것 같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모회사 IBML이 보유한 수십개의 브랜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주영 대표는 세계적인 무명 브랜드를 들여와 적어도 국내에서는 메이저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모자 브랜드였던 캉골에 가방 의류 등을 자체 제작해 추가시켰다(네이버 쇼핑에서 남성 가방 쪽 랭킹은 캉골, 나이키, 샘소나이트가 3대장이다)

헬렌카민스키도 마찬가지로 이주영 대표가 손대기 전에는 단일 매장도 없이 백화점 1층 모자 코너에 타사 제품들과 뒤섞여 판매된(어쩌면 판매도 안된) 이름없는 브랜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에스제이그룹이 2016년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이후 지금은 준명품에 가까운, 30~40대 여성들이 꼭 하나씩은 있어야하는 아이템이 됐다.

캉골, 헬렌카민스키 둘다 여전히 글로벌하게는 무명에 가까운 브랜드이며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으로 보인다(물론 캉골 모자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긴 하다) 그렇기에 캉골 본사 IBML이 동사에게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독점 라이센스를 주려고 하는 것이고, 헬렌카민스키 본사를 동사가 인수하는 그림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네이쳐홀딩스(내셔널지오그래픽), F&F(MLB, 디스커버리)와 비교해보자. 이 회사들은 말하자면 무리뉴 감독에 가깝다. 이미 리그 최상위권의 명문 클럽(원래 유명한 브랜드)에 부임해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 반면 에스제이그룹은 히딩크 감독에 가깝다. 무명의 브랜드로 준수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 무리뉴 감독과 히딩크 감독을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에스제이그룹, 이주영 대표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일 뿐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무엇이 더 우월한가에 대한 비교도 의미가 없다. 유명한 브랜드를 소싱하는 것도 능력이고 그것을 잘 상품화 시키는 것도 능력이다. 그 또한 성공하기만 하면 뛰어난 사업 전략이다.

- 대표의 회사에 대한 애착

에스제이그룹의 사명은 과거 스페셜 조인트 그룹에서 변경된 것이다. Special Joint Group -> SJ그룹. 정말 별 의미 없어보이는 사명이다. 특별 결합 그룹? ㅎㅎ

하지만 주주 공시를 살펴보던 중 SJ의 또다른 의미를 포착하게 되었다. 이주영 대표의 친인척 이승진씨(99년생, 23세)가 이주영대표(67년생, 54세)의 아들로 추정이 된다. 그렇다면 SJ가 아들인 승진씨의 이니셜이기도 하지 않을까? 내 추측이 모두 맞다면 아들의 이름을 사명으로 쓴 것인데, 그런 회사를 아무렇게나 방만하게 경영할까? 인터뷰에서도 드러나지만 난 이주영 대표가 캉골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에스제이그룹이라는 회사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고 본다. 당연히 장기적인 사업 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2. 브랜드의 성장성

동사는 캉골, 캉골키즈, 헬렌카민스키의 3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합산 매출액은 작년기준 1천억원이 조금 넘는다.

반면 위에서 보듯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매출 실적을 보면, 단일 브랜드 만으로 적게는 2500억에서 최고 호황기에는 6000억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단일 브랜드 만으로 연간 3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투자자들이 에스제이그룹의 다음 성장 동력으로 JV 설립을 통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나는 국내에서의 성장 여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해외 진출은 코로나로 거의 1년이 연기된 상황에서 아직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 캉골(키즈 제외)

19년 기준 매출액 779억원, 20년 3분기 기준 매출액 491억원.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처음으로 캉골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캉골 매출 상당 부분이 가방과 의류다. 회사 성격상 공격적인 제품군 확장을 지양하고 있는데, 향후 신발, 캐리어, 청바지 등 신규 카테고리들을 추가하는 것에서도 업사이드 여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코로나가 잠잠했던 10월까지만 해도 캉골 동계 의류 매출의 YoY 성장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재확산이 원망스러우나 2021년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 캉골키즈

19년 매출 92억, 20년 3분기 매출 98억. 볼륨은 여전히 작지만 YoY 성장률이 굉장히 높다. 코로나 영향이 아니었다면 연간 2배 성장도 가능했을 것이다.

향후 신발 카테고리까지 추가시 500~600억, 많게는 1천억까지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뉴발란스키즈가 1200억, MLB키즈가 8~900억 정도 하고 있다.

- 헬렌카민스키

19년 223억, 20년 3분기 196억. 여행용 모자에 가까운 특성이 있음에도 2020년 성장을 보여줬다. 특히 비수기인 4분기에 의류 매출이 유의미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높은 가격대, 독특한 디자인의 모자로 확실하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킨 것을 레버리지 삼아서 타 품목으로의 확장도 용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500억, 글로벌리 1천억까지도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열려있는 성장 시나리오

위에서 언급한 기존 브랜드의 카테고리 확대 외에도, 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성장이 나오고 있다. 또한 향후에는 해외 진출, 신규 브랜드 런칭 등 가시적인 성장 동력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리하게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보수적이고 실험적으로, 최소한의 자본만 투여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이 회사의 DNA라는 점이다.

3. Why now? 2021년 의류섹터가 크게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

코로나로 의류업종 전반이 침체, 증시가 사상최고 강세에도 의류 섹터 주가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본격적인 백신접종으로 코로나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어디에 돈을 쓸까?

코로나 사태에서는 외출 및 모임이 줄기 때문에 의류 소비는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회복 국면에서는 미뤄왔던 외출 및 모임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 수요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에스제이그룹의 캐시카우 캉골 가방 제품의 주 수요층인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를 하게 되면 밀렸던 구매 수요들이 집중적으로 몰릴 수 있다(ex 20학번 헌내기, 21학번 새내기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가방 구매)

올해 4분기 백신 개발에 대한 소식으로 항공, 여행, 레저 관련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급반등했다. 심지어 건설, 금융, 화학, 해운 등 경기 민감 섹터들도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의류/식품 등 소비재 섹터들의 주가 상승은 아쉬웠다. 의류는 코로나 회복 국면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 선명하게 그려짐에도, 주가는 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봐도 더욱 매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4. 결론

올해 4분기 실적은 코로나 재확산 영향으로 예측이 쉽지 않다. 현재 시가총액 1549억원, 올해 순이익을 150억원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을텐데(3분기 누적 114억) PER 10배 수준이다. 향후 3~5년 뒤 캉골 1~2천억, 키즈 500~1000억, 헬렌 500~1000억 정도로 성장한다면 영업이익은 OPM 15% 가정할 시 300억~600억까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내재가치는 3천억~6천억 혹은 그 이상까지도 갈 수 있다. 지금 PER도 에스제이그룹의 높은 ROIC를 감안하면 싼 편이다. 하방은 제한적이고 업사이드는 크게 열려있는 주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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