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창의성을 기르는 단 하나의 방법 (1/2)

 

대한민국에서 창의력 혹은 창의성은 상당한 시장성을 지닌 단어이다. 수많은 교육업체들과 두뇌계발 서적들이 창의성을 키워준다는 기상천외한 훈련법들을 홍보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돈이 된다. 창의성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기업이든 대학이든 창의적인 인재상을 내걸지 않은 곳이 없다. 아마 독자도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이 궁금하여 이 글을 읽고 있을 것이다. 좋다. 지금부터 가장 정확한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창의력을 기르는 훈련에 앞서, 우선 우리가 기르고 싶은 능력이 정확히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팔리는 기존의 훈련법들을 기상천외하다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의력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별별 훈련법이 전부 그럴듯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채 지도만 들고 돌아다녀서는 (당연하게도) 목적지에 도달하기 어렵다.

 

흔히들 말하는 창의력이 무엇인가? 인지과학, 심리학, 교육학 등 학계의 전문가들이 수도 없이 정의를 내리려 시도하고 있으나, 의견이 분분한 듯하다. 쉽게 ‘문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려 해결하는 능력’ 정도라고 합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창의성의 피상적이고 기능적인 측면만을 보여줄 뿐 그것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는 주지 않는다. 오히려 창의성은 타고나는 천재성인 듯 신비로움의 베일만 씌울 뿐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창의력은 누구나 키울 수 있다. 비유하자면 누군가가 개발한 기계장치를 작동하는 모습만 봐서는 그저 신기할 뿐이지만 뜯어서 작동원리를 살펴보면 누구나 이해하고 그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것과 같다.

 

필자는 창의성을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합리적이면서 새롭게 조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겠다. 이것이 옳은 정의인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런 구체적인 원리를 알면 창의력을 실제로 키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정의에 따르면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축적시키고 그것을 조합하는 훈련을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럼 우선 독자에게 위의 정의를 납득시킨 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하겠다.

 

‘다양한 경험의 조합’이라는 창의성의 원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략적 감각”이라는 저서로 국내에 알려져 있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윌리엄 더건(William Duggan) 교수는 역사적인 위업을 이룬 인물들의 통찰력을 분석한 바 있다. 더건 교수에 따르면 나폴레옹의 탁월한 전술은 그가 독서광으로서 수많은 역사서와 군사서적들을 탐독한데에 기인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방대한 양의 독서로 축적한 지식과 간접경험들을 조합하여 전술에 활용할 줄 알았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피카소의 독특한 화풍은 당대 유명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과,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독특한 조각상을 접한 뒤 그것들을 조합함으로써 얻은 것이라고 한다. 좀 더 현대의 사례도 있다. 애플의 핵심 경쟁력인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는 스티브 잡스가 무에서 창조한 것이 아니다. 그는 미국의 복사기 제조업체 제록스사를 견학하면서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접하게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형 컴퓨터와 결합할 생각을 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매킨토시 컴퓨터의 탄생이다.

 

이렇듯 창의성은 기존의 사례들을 모방하고 조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창의성을 발휘해야할 여러 상황에서 뜻밖의 재료가 된다. 다양한 경험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낯선 장소로의 여행, 새로운 취미생활, 생소한 분야의 사람과 나누는 대화, 처음 먹어보는 음식, 잘 모르는 장르의 음악 등 일상의 사소한 것들도 창의성의 재료가 된다. 그중에서도 독서가 특히 효과적이다. 책을 통해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낯선 장소에 가볼 수 있고, 새로운 직업을 체험해 볼 수 도 있으며, 운이 좋다면 위대한 사상가의 생각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양질의 재료들이 축적된다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 사람이 될 것이다.

 

2018/12/28 - [자기계발] 창의성을 기르는 단 하나의 방법 (2/2)